페녹시에탄올, 아기에게 안전할까? — 보존제 논쟁 정리

발행 2026-07-30 · Baby Skin Lab

페녹시에탄올, 아기에게 안전할까? — 보존제 논쟁 정리

성분표에서 낯선 이름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떠올라요. 이거 안전한 성분인가요. 그런데 보존제에 관해서는 이 질문이 절반만 맞아요. 보존제를 넣는 선택에도 위험이 있지만, 넣지 않는 선택에도 다른 종류의 위험이 따라오기 때문이에요. 물이 들어간 제형은 뚜껑을 여는 순간부터 미생물이 들어올 자리가 생기고, 그걸 잡아 주는 장치가 없으면 몇 달 뒤의 통은 처음의 통과 다른 물건이 돼요. 이 글은 페녹시에탄올을 단독으로 심판대에 올리는 대신, 이 성분을 넣었을 때와 뺐을 때를 나란히 놓고 봐요. 그리고 인터넷에 도는 우려가 어느 시점의 자료에서 출발했는지,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시간 순서대로 짚어요.

결론부터 — 한도와 실제 사용량은 다른 숫자예요

여기에 하나만 덧붙일게요. 아기 피부에 실제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성분표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보다 그 제품을 바른 자리에서 어떤 반응이 반복되는지로 드러나요. 판단의 마지막 근거는 늘 아기 피부예요.

보존제가 제품 안에서 하는 일

로션이나 크림의 성분표를 위에서부터 읽어 보면 대개 물이 가장 앞에 있어요. 아기용 보습제는 특히 물의 비율이 높은 편이에요. 그런데 물이 있고 온도가 실내 정도이고 영양이 될 만한 성분이 함께 있다면, 그건 미생물 입장에서 살기 좋은 조건이에요. 화장품이 상하는 방식은 음식이 상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미생물은 제조 과정보다 사용 과정에서 더 많이 들어와요. 뚜껑을 열 때 공기가 닿고, 욕실의 수증기가 닿고, 손가락이나 펌프 노즐을 통해 피부에 있던 균이 조금씩 옮겨 가요. 하루에 두세 번씩 몇 달을 반복하면 그 양이 쌓여요. 보존제는 이렇게 들어온 미생물이 자리 잡고 늘어나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해요. 처음부터 무균 상태를 만드는 장치가 아니라, 사용 중에 들어오는 것을 계속 처리해 주는 장치에 가까워요.

그래서 개봉 후 사용기간이라는 숫자도 결국 이 보존 여력이 넉넉하게 남아 있는 구간을 표시해 둔 것이에요. 개봉한 뒤 시간이 어떻게 흐르고 보관 자리가 무엇을 바꾸는지 정리해 둔 아기 보습제, 개봉 후 언제까지 쓸 수 있을까를 함께 보면 이 부분이 훨씬 선명해져요. 보존제 이야기와 기한 이야기는 사실 같은 문제의 앞뒤라서, 한쪽만 보면 왜 이 성분이 필요한지가 잘 이해되지 않아요.

한편 물이 거의 없는 제형은 사정이 달라요. 유분으로만 이루어진 밤이나 연고, 오일은 미생물이 자랄 물이 없어서 보존제 없이도 버텨요. 무보존제라고 표기된 제품 중에 이런 제형이 많은 이유예요. 반대로 물이 든 로션이나 젤에서 보존 시스템을 완전히 빼려면 다른 장치가 필요해요.

페녹시에탄올 사용 농도 눈금 — 0%에서 법으로 정해 둔 한도 1.0%까지 이어지는 눈금 위에 아기 제품에 실제로 쓰이는 구간 0.3–0.5%가 표시되어 있고, 1.0%를 넘는 구간은 사용할 수 없다
한도는 넘지 말라고 그어 둔 선이고, 실제로 들어가는 양은 그보다 아래예요. 두 숫자를 같은 것으로 읽지 않아도 돼요.

눈금 그림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1.0%라는 선의 성격이에요. 이 선은 여기까지는 써도 좋다는 허용선이지 권장량이 아니에요. 제조사 입장에서도 보존에 필요한 만큼만 넣는 것이 향과 사용감, 원가 모두에 유리해서 굳이 한도까지 채울 이유가 없어요.

나라별로 정해 둔 한도

같은 성분이라도 나라마다 관리 방식이 조금씩 달라요. 그런데 페녹시에탄올은 주요 시장의 수치가 거의 일치하는 편이에요.

기준사용 한도관리 방식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1.0%「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서 사용상의 제한이 필요한 원료로 목록 관리
유럽연합1.0%화장품 규정의 보존제 목록에 한도와 함께 등재
일본1.0%화장품기준에서 배합 한도를 정해 관리
미국별도 상한 없음색소를 제외하면 화장품 성분 사전 승인 제도가 없고, 업계 안전성 검토 기구의 평가 결과를 따르는 방식

미국 칸을 보고 관리가 느슨하다고 읽을 수도 있는데, 제도의 구조가 달라서 생기는 차이예요. 유럽과 한국은 쓸 수 있는 보존제를 목록으로 정해 두고 그 밖의 성분은 못 쓰게 하는 방식이고, 미국은 목록 대신 사후 관리와 업계 평가에 기대는 방식이에요. 국내에 유통되는 아기 제품은 국내 기준을 따르니 1.0%가 우리에게 적용되는 숫자예요.

보존제 종류별로 어떻게 다를까요

페녹시에탄올만 놓고 보면 판단이 어렵지만, 대안들과 나란히 놓으면 왜 아기 제품에서 이 성분이 자주 보이는지가 이해돼요.

보존 성분국내 사용 한도특징아기 제품에서의 위치
페녹시에탄올1.0%넓은 산도 범위에서 작동하고 향이 거의 없어요아기 보습제에서 가장 흔하게 쓰여요
파라벤류단일 0.4%, 혼합 0.8%오래 쓰여 자료가 많고 효율이 좋아요일부 종류는 3세 미만 기저귀 부위 제품에 사용할 수 없어요
MIT·CMIT씻어내는 제품에 0.0015%아주 적은 양으로 작동하지만 접촉 알레르기 보고가 많았어요피부에 남는 제품에는 쓸 수 없어요
소듐벤조에이트·포타슘소르베이트산으로서 0.5–0.6%제형의 산도가 낮아야 힘을 내요단독으로는 보존력이 부족해 다른 성분과 함께 써요
1,2-헥산다이올·카프릴릴글라이콜한도 목록에 없음보습과 보조 항균을 겸하는 다목적 성분이에요무방부제 표기 제품에서 자주 보여요

표를 세로로 훑어보면 아기 제품이 처한 상황이 보여요. 피부에 남는 제형에 쓸 수 있고, 향이 적고, 넓은 산도 범위에서 작동하고, 부위별 제한이 걸려 있지 않은 선택지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페녹시에탄올이 자주 쓰이는 것은 유행이 아니라 조건을 소거한 결과에 가까워요.

성분 이름별로 무엇을 어디까지 신경 쓰면 좋은지 기준선을 잡고 싶다면 아기 화장품에서 피해야 할 성분을 이어서 읽어 보세요. 정말로 거를 만한 성분과 이름만 무서운 성분을 구분해 두었기 때문에, 이 표에서 어떤 줄을 신경 써야 하고 어떤 줄은 넘겨도 되는지 판단하기 쉬워져요.

논쟁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시간 순서로

페녹시에탄올을 검색하면 상반된 이야기가 함께 나와요. 두 이야기가 서로 다른 시점의 자료를 근거로 삼고 있기 때문이에요.

  1. 2012년, 프랑스. 프랑스 보건당국이 자체 평가를 마치고 권고를 냈어요. 3세 미만 아기용 제품에서는 농도를 0.4%로 낮추고, 기저귀 부위에 쓰는 제품에는 쓰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내용이었어요. 법적 금지가 아니라 권고였고, 한 나라의 판단이었어요.
  2. 2012–2016년, 재검토 요청. 이 권고가 나온 뒤 유럽 차원에서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요청이 올라갔어요. 회원국마다 기준이 갈리면 같은 제품을 두고 판단이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3. 2016년, 유럽 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 위원회가 축적된 자료를 다시 평가해 의견서를 냈어요. 결론은 보존제로서 최대 1.0% 농도의 페녹시에탄올이 안전하며, 이는 연령대와 무관하다는 것이었어요. 3세 미만을 따로 떼어 낮은 한도를 적용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4. 그 이후. 이 결론에 따라 유럽의 한도는 1.0%로 유지됐고, 국내 규정도 같은 수치를 쓰고 있어요.

인터넷에서 자주 인용되는 0.4%라는 숫자는 2012년 시점에서 나온 것이에요. 그 뒤 재평가가 있었다는 부분까지 함께 옮겨지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4년 전 화면에서 멈춘 정보가 계속 돌고 있는 셈이에요. 재평가가 있었다고 해서 2012년의 문제 제기가 무의미했다는 뜻은 아니에요. 오히려 그 제기가 있었기 때문에 더 많은 자료를 놓고 다시 따져 보는 절차가 돌아간 것이고, 지금의 1.0%는 그 절차를 통과한 숫자예요.

한도가 1.0%인데 왜 0.3–0.5%만 넣을까요

한도와 실사용량 사이에 이렇게 여유가 생기는 이유는 두 가지예요.

첫째, 보존에 필요한 만큼만 넣으면 되기 때문이에요. 보존제는 많이 넣는다고 제품이 좋아지지 않아요. 오히려 사용감이 뻣뻣해지거나 특유의 냄새가 드러날 수 있어서, 제형과 산도, 함께 쓰는 성분에 맞춰 필요한 최소량을 찾는 것이 제조 쪽의 일이에요. 다른 다목적 성분과 함께 쓰면 각각의 양을 더 줄일 수도 있고요.

둘째, 안전 한도를 정하는 계산 자체가 넉넉하게 잡혀 있어요. 이런 계산은 성분이 몸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 수준과 실제로 사람이 하루에 노출되는 양 사이의 간격, 그러니까 안전역을 봐요. 그리고 이 계산에서 노출량은 한 가지 제품만 쓰는 상황으로 잡지 않아요. 로션과 클렌저, 기저귀 크림처럼 하루에 쓰는 제품을 여러 개 함께 쓰는 상황을 전제로 더해서 계산해요. 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여러 제품을 같이 쓰면 쌓이지 않나라는 지점이 이미 계산 안에 들어가 있는 거예요.

여기에 실제 사용 조건이 하나 더 붙어요. 씻어내는 제품은 피부에 남는 양이 아주 적어요. 같은 농도가 적혀 있어도 바디워시와 보습제의 실제 노출량은 크게 달라요. 그래서 성분표를 볼 때는 농도만이 아니라 그 제품이 피부에 남는 제품인지 씻어내는 제품인지도 함께 보는 편이 정확해요.

”무방부제”라고 적힌 제품은

무방부제, 무보존제, 파라벤 프리 같은 문구는 눈에 잘 들어와요. 그런데 이 표기들은 생각보다 좁은 의미예요.

먼저 파라벤 프리는 파라벤이 없다는 뜻일 뿐, 보존 성분이 없다는 뜻이 아니에요. 그 자리에는 다른 보존 시스템이 들어가 있어요. 무방부제나 무보존제라고 적힌 제품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아요. 규정상 보존제로 분류되는 목록에 올라 있지 않은 성분을 써서 보존 역할을 대신하고 있으면, 표기로는 보존제를 넣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거든요. 1,2-헥산다이올이나 카프릴릴글라이콜, 에틸헥실글리세린 같은 이름이 이런 자리에 자주 등장해요. 이 성분들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다만 보존 성분이 아예 없는 제품을 기대하고 골랐다면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뜻이에요.

유기산 계열도 사정이 있어요. 소듐벤조에이트나 포타슘소르베이트는 제형의 산도가 낮을 때 힘을 내는 성분이에요. 산도가 피부에 가깝게 맞춰진 제형에서는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을 수 있어서, 대개 단독으로 쓰이지 않고 다른 성분과 짝을 지어요. 성분표에 이 이름들만 보인다고 해서 보존이 더 가볍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읽으면 오해가 생겨요.

그럼 정말로 보존 시스템이 없는 제품은 어떻게 만들까요. 방법은 제형과 용기 쪽에 있어요. 물이 거의 없는 유분 제형으로 만들거나, 한 번 쓰고 버리는 단회용 용기에 담거나, 내용물이 공기와 만나지 않는 구조의 용기를 쓰는 방식이에요. 그래서 진짜 무보존제 제품은 대개 용기가 특이하거나 용량이 작아요. 큰 통에 담긴 물 많은 로션이 보존 시스템 없이 몇 달을 버티기는 어려워요.

표기 문구를 어디까지 믿고 어디부터 성분표로 확인해야 하는지 기준을 잡고 싶다면 아기 화장품, 꼭 무향이어야 할까가 도움이 돼요. 무향과 무향료가 어떻게 다르게 쓰이는지 정리해 두었는데, 무향 표기를 읽는 방식이 무방부제 표기를 읽는 방식과 거의 같아서 한 번 익혀 두면 다른 문구에도 그대로 적용돼요.

우리 아기 제품 성분표는 이렇게 보세요

성분 하나를 검색해서 판단하려고 하면 답이 잘 안 나와요. 순서를 정해 두면 훨씬 단순해져요.

  1. 보존 성분이 무엇인지부터 찾아요. 페녹시에탄올, 벤조익애씨드류, 소르빅애씨드류, 1,2-헥산다이올, 카프릴릴글라이콜 같은 이름을 확인해요. 하나도 없는데 물이 앞쪽에 있고 용량이 큰 통이라면 그게 오히려 확인할 지점이에요.
  2. 표기 위치를 봐요. 전성분은 함량이 많은 순서로 적는 것이 원칙이고 1퍼센트 이하 성분은 순서를 지키지 않아도 되니, 목록 뒷부분에 있다면 소량이라고 볼 수 있어요. 앞쪽에 있다면 상대적으로 많다는 신호지만 어차피 한도 안이에요.
  3. 피부에 남는 제품인지 씻어내는 제품인지 구분해요. 같은 성분이라도 바디워시와 보습제는 실제 노출이 달라요. 신경 써서 볼 제품은 하루 종일 피부에 남는 쪽이에요.
  4. 마지막으로 아기 피부를 봐요. 바른 자리에만 붉은 기나 가려움이 생기고 그것이 반복된다면 성분표가 무엇이라고 적혀 있든 그 제품을 멈춰요. 반대로 잘 쓰고 있다면 성분표 때문에 바꿀 이유는 없어요.

성분 목록을 한 줄씩 검색하는 대신 통째로 확인하고 싶다면 전성분 안전 체커에 제품 뒷면의 전성분을 그대로 붙여 넣어 보세요. 어떤 성분이 보존 역할을 맡고 있는지, 아기 피부에서 신경 쓰이는 성분이 앞쪽에 있는지를 순서대로 짚어 줘서 위의 1번과 2번을 한 번에 끝낼 수 있어요.

아기 화장품 성분표를 보는 순서도 — 전성분에서 보존 성분을 먼저 찾고, 그 성분이 표기의 뒷부분에 있는지 확인하고, 바른 자리에 피부 반응이 있는지 살펴서, 이상이 없으면 그대로 쓰고 반복되는 반응이 있으면 사용을 멈춘다
성분 이름 하나로 결정하지 않고 순서대로 확인하면 판단이 훨씬 단순해져요.

순서도에서 마지막 칸이 피부 반응인 데는 이유가 있어요. 앞의 세 단계는 확률을 좁히는 과정이고, 우리 아기에게 맞는지 아닌지를 실제로 알려 주는 것은 바른 자리의 상태뿐이에요. 성분표는 후보를 줄여 주는 도구이지 결론을 내려 주는 도구가 아니에요.

한눈 요약

이런 신호가 보이면 진료가 필요해요

보존제에 대한 접촉 알레르기는 드물지만 없는 일은 아니에요. 다음 상황은 제품을 바꿔 보기 전에 확인부터 받는 편이 좋아요.

어떤 성분에 반응한 것인지는 눈으로 보고 가려낼 수 없어요. 성분표를 놓고 스스로 범인을 지목하는 대신, 반응이 반복된다면 사용을 멈추고 피부과에서 첩포검사로 확인하는 방법이 있어요. 사용을 멈춘 제품과 시기를 메모해 두었다가 진료 때 함께 보여 주면 훨씬 빠르게 좁혀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아기 상태가 걱정된다면 소아청소년과나 피부과 진료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해요.

References

  1. Scientific Committee on Consumer Safety (SCCS). Opinion on Phenoxyethanol (SCCS/1575/16). Final version of 6 October 2016 — 보존제로서 최대 1.0% 농도가 연령대와 무관하게 안전하다는 결론.
  2. Dréno B, Zuberbier T, Gelmetti C, Gontijo G, Marinovich M. Safety review of phenoxyethanol when used as a preservative in cosmetics. J Eur Acad Dermatol Venereol. 2019;33 Suppl 7:15-24. doi:10.1111/jdv.15944 PMID 31588615
  3. 국가법령정보센터.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 별표 2 사용상의 제한이 필요한 원료 및 그 사용 한도.
  4. 국가법령정보센터. 화장품법 시행규칙 — 화장품 포장의 표시 기준 및 전성분 표시 방법.

자주 묻는 질문

페녹시에탄올이 들어 있으면 아기에게 쓰면 안 되나요?

들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쓰지 말아야 할 이유는 되지 않아요. 국내 규정과 유럽 규정 모두 화장품에 1.0%까지 쓸 수 있는 보존 성분으로 정해 두었고, 유럽 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는 3세 미만을 포함한 모든 연령에서 이 농도가 안전하다고 결론 냈어요. 아기 보습제에 실제로 들어가는 양은 대개 그보다 훨씬 적어요. 판단 기준은 성분의 이름이 아니라 우리 아기가 그 제품을 바른 자리에 반복되는 반응이 있는지예요.

파라벤보다 안전한가요?

둘 중 어느 쪽이 더 안전하다고 줄 세우기는 어려워요. 둘 다 사용 한도가 정해져 있고 그 한도 안에서 쓰도록 관리되는 성분이라서, 규정을 지킨 제품이라면 어느 쪽이든 통상적인 사용 범위에 있어요. 다만 파라벤 중 일부 종류는 3세 미만이 기저귀 부위에 쓰는 제품에 사용할 수 없도록 따로 제한이 걸려 있어요. 그래서 아기 제품에서는 제조사가 파라벤 대신 다른 보존 시스템을 고르는 경우가 많고, 그 자리에 페녹시에탄올이 들어가는 일이 흔해요.

신생아에게도 괜찮나요?

2016년 유럽 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의 재평가는 3세 미만을 포함한 모든 연령에서 1.0%가 안전하다고 봤어요. 다만 신생아 시기에는 성분과 무관하게 새 제품을 한꺼번에 여러 개 시작하지 않는 편이 좋아요. 무엇에 반응했는지 알 수 없게 되기 때문이에요. 처음 쓰는 제품이라면 팔 안쪽처럼 좁은 부위에 이틀 정도 발라 보고 문제가 없을 때 범위를 넓히는 순서가 편해요.

무방부제 제품이 더 나은가요?

표기만으로는 더 낫다고 말하기 어려워요. 무방부제나 무보존제라고 적힌 제품 중 상당수는 보존 성분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 규정상 보존제로 분류되지 않는 다목적 성분으로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어요. 진짜로 보존 시스템이 없다면 개봉한 뒤 미생물이 늘어날 여지가 오히려 커져서, 단회용 용기나 공기가 들어가지 않는 용기가 함께 필요해요. 표기 문구 대신 전성분과 용기 형태를 함께 보는 편이 실제에 가까워요.

여러 제품을 같이 쓰면 양이 쌓이지 않나요?

안전 한도를 정할 때 이미 여러 제품을 함께 쓰는 상황을 전제로 계산해요. 로션과 클렌저, 기저귀 크림처럼 하루에 쓰는 제품을 모두 더한 노출량을 놓고 안전역을 따지는 방식이라서, 제품 수가 늘어난다고 계산 밖으로 나가지는 않아요. 게다가 피부에 남는 제품과 씻어내는 제품은 실제 남는 양이 크게 달라요. 제품 개수를 세는 것보다는 아기 피부에 반응이 있는지를 보는 편이 실용적이에요.

기저귀 부위 제품은 다르게 봐야 하나요?

기저귀 부위가 다른 부위보다 조건이 까다로운 것은 맞아요. 습기가 오래 머물고 마찰이 있어서 피부 장벽이 약해져 있을 때가 많거든요. 2012년 프랑스 보건당국이 이 부위를 따로 떼어 권고를 냈던 이유이기도 한데, 2016년 재평가에서는 부위를 나누지 않고 모든 연령에서 1.0%가 안전하다고 결론이 났어요. 이 부위에서는 성분보다 물기를 잘 말리고 차단막을 충분히 덮어 주는 관리가 결과를 더 크게 좌우해요.

성분표 어디쯤 적혀 있으면 양이 적은 건가요?

국내 전성분 표기는 함량이 많은 순서대로 적는 것이 원칙이고, 1퍼센트 이하로 들어간 성분은 순서에 상관없이 적을 수 있어요. 그래서 페녹시에탄올이 목록의 뒷부분, 특히 향료나 색소 이름과 비슷한 위치에 있다면 소량이라고 볼 수 있어요. 앞쪽에 적혀 있다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갔다는 뜻인데, 어차피 한도가 1.0%라서 그 안에서의 차이예요. 순서는 참고 신호 정도로 보고 확정된 수치로 읽지는 마세요.

지금 쓰는 제품을 바꿔야 할까요?

아기가 잘 쓰고 있고 바른 자리에 반응이 없다면 성분표 때문에 바꿀 이유는 없어요. 제품을 바꾸면 그동안 잘 맞던 조합을 처음부터 다시 확인해야 하는 부담이 생겨요. 바꿔야 하는 경우는 바른 자리에만 붉은 기나 가려움이 반복될 때, 그리고 개봉 후 사용기간이 지났을 때예요. 이 두 가지가 아니라면 지금 조합을 유지하는 편이 나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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